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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그 말이에요 by 김제동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제목도 글의 내용도 말하는 듯 자연스럽고, 지인과 나직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한 느낌의 책이다. 관계 맺기가 힘든 오늘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바로 보고 대하는 일의 중요성을 간과하면서 이런저런 말들과 차가운 시선에 상처받고 휘청거린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나'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탓하고 흠집 내면서 침잠하는 우리에게, 그리고 김제동 본인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의 글이다.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게 끝없이 추락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 그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지는 소박하고 유머 넘치는 문장들이 마음을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책 속의 정감 어린 예쁜 그림들도 글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어서 좋았다. 고마워요, 제동 씨!! .. 2024. 12. 19.
드라이빙 미스 노마 by 팀과 라미 드라이빙 미스 노마 작은 체구의 90세 할머니 노마가 말기암 진단을 받은 뒤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아들, 며느리와 함께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수술과 항암 치료로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고통스럽게 연장하는 대신 미스 노마는 '여행'이라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았음을 보여준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크게 벗어나본 적 없는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90세의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의 꼼꼼한 배려와 챙김 덕분에 상상하지도 못했던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길 위에서 1년을 보낸 후 남편과 딸의 곁으로 떠난다. 노마가 여행 중에 보여준 의지와 순수함, 적극적인 면모도 인상적이었지만 아들 팀과 며느리 라미의 인생을 대하는 방식과 사유가 매력적이고 깊은 울림을 준다. 개인에게 닥쳐오는 삶의 위.. 2024. 12. 3.
그대 만난 뒤 삶에 눈떴네 by 레이첼 나오미 레멘 그대 만난 뒤 삶에 눈떴네-저자레이첼 나오미 레멘출판이루파출판일2005.01.18 우리의 삶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 자신을 규정한다. 때로는 나의 의도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지만 아주 많은 이야기들은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전세계를 종횡무진 옮겨다니며 매일 새롭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자신이 태어난 곳 주변의 좁은 범위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한히 지루하게 반복되는 이야기의 생산자일 것이다. 이야기의 규모나 다양성과는 상관 없이 저마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의미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일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는 책이다. 또한 삶의 불청객이라 여기는 고통과 슬픔, 고난, 질병의 가치에 대한 새.. 2024. 12. 1.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by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함께 성장해나가는 우리 세대의 소설가’를 갖는 드문 경험을 선사하며 동료 작가와 평론가, 독자 모두에게 특별한 이름으로 자리매김한 최은영의 세번째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가 출간되었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이하는 최은영은 그간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하는 인물의 내밀하고 미세한 감정을 투명하게 비추며 우리의 사적인 관계 맺기가 어떻게 사회적인 맥락을 얻는지를 고찰하고(『쇼코의 미소』, 2016), 지난 시절을 끈질기게 떠올리는 인물을 통해 기억을 마주하는 일이 어떻게 재생과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살피며(『내게 무해한 사람』, 2018), 4대에 걸친 인물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감으로써 과거에서 현재를 향해 쓰이는 종적인 연대기(年代記)가 어떻게 인물들을 수평적 관계에 .. 2024.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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